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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 부끄러운 '이름' 너머 잔혹했던 그 해의 '봄' [MHN 작심일주일]

민서영|2026-04-25 11:20

* 이 기사는 영화 스포일러를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MHN 민서영 기자) 아름다운 관광지로 잘 알려진 제주에서 78년 동안 수면 아래 묻혀있던 슬픔을 꺼내든다. '배우 염혜란의 방식'으로.

지난 15일 개봉한 영화 '내 이름은'은 전국 1만 7,069명을 동원하며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4위에 안착했다. 23일 기준 누적 관객수는 13만 명이다. 당초 클라우드 펀딩 참여로 제작된 이 영화의 시작에는 전 세계 9,778명의 마음이 있었다.

영화 '내 이름은'은 촌스러운 이름을 버리고 싶은 18세 소년 영옥(신우빈)과 그 이름을 지켜야만 하는 어머니 정순(염혜란), 그리고 이름 뒤에 숨겨진 50년 전 그날의 약속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미스터리 드라마다. '연기력' 하나로는 대한민국 그 어떤 배우와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다 생각되는 염혜란은 포스터에서부터 관객들의 심장을 '쿵' 떨어지게 만든다.

이미 '폭싹 속았수다'에서 제주어멍 연기를 경험해본 적 있는 염혜란은 극이 시작됨과 동시에 정순 그 자체로 분한다. 벌건 대낮부터 툇마루에 앉아 담배를 입에 무는 정순은 사춘기 고등학생의 아들과 별 문제없이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단 하나 '개명'만큼은 강하게 반대한다. 아들 '영옥'이 가진 이름에 어떤 짙은 과거가 깔려있을까, 궁금해지는 지점이다.

외출할 때마다 선글라스는 꼬박꼬박 챙겨쓰는 멋쟁이 아줌마인 정순에게는 남들이 알지 못하는 심연의 시간이 있다. 선글라스라는 어두운 세계 너머 흐릿하게 보이는 눈조차 생명을 불어넣는 염혜란은 그렇게 자신을 증명한다. 틈날때마다 정신과에 방문하는 그는 의사가 블라인드를 친 후에야 선글라스를 벗을 수 있었다. 빛만 보면 정신을 잃어버리는 그에게 선글라스는 '멋'이 아닌 '생존'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빈번하게 일어나는 증상 속에서 과거의 트라우마를 감내하기로 한 정순의 일대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미 이 작품이 실제 '제주 4·3 사건'과 관련된 영화라는 걸 아는 관객들은 정순의 과거 트라우마에 대해 쉬이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는 생각보다 더 비참하게, 실제보다 덜 잔혹하게 제주도민들을 찢어발겼다. 흔적이 가득했던 집은 불에 활활 탔고, 남녀노소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총을 맞았다. 그 중에는 정순의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자신에게 이름을 뺏긴채 입을 벙긋거리던 친구가 있었다.

아홉살의 어린 나이에, 아스러지는 사람들 틈에서 정순이 선택했던 건 권력 아래 무릎을 꿇는 일이었다. 그렇게 정순은 부모를 잃고 친구 '정순'의 이름으로 오래도 살아남았다. 비극의 기억을 스스로 만든 감옥에 가두어버린 정순은 머리가 희끗해질 즈음에야 비로소 그들의 원혼을 위로한다. 푸르게 돋아난 청보리밭에서 하얀 천을 쥔 팔을 하늘로 뻗은 염혜란의 춤사위는 그렇게 일흔 여덟 번의 계절만에 비극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단역에서 조연으로, 또 주연으로 발돋움하며 이제는 '이름의 무게' 그 자체만으로 관객들을 극장가에 끌어다 앉힌 염혜란의 힘은 무엇일까 곱씹게 된다. 어쩌면 그건 섣불리 위로하지 않고 감히 눈물을 보이지 않는 연기자 '염혜란'으로서의 마음 아닐까.

개봉 전부터 제76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되어 "역사의 비극을 온몸으로 체화한 경이로운 퍼포먼스"라는 극찬을 받아온 염혜란의 연기가 녹아있는 영화 '내 이름은'은 현재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사진= 영화 '내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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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本文内容由 MHN Sports 提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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