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 이윤비 기자) 불법 티켓 거래를 막으려는 조치에 되레 팬들이 피해를 보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룹 데이식스(DAY6) 콘서트 입장과 관련해서다.

논란은 지난 19일 데이식스 팬 미팅 입구에서 입장을 거부당했다는 글이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여럿 올라오며 시작됐다.

지난 19일 한 팬은 신분증 검사에서 학생증을 제시했음에도 입장이 거부됐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그는 "콘서트 4번 갔다 왔는데 한 번도 본인확인 한 적 없어 확인 안 하고 갔다. 근데 갑자기 (본인확인) 한다길래 당황해서 학생증 보여줬으나,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권 사진은 실물이 아닌 사진이어서 안 된다고 했다. 결국 경찰서 가서 본인확인 좀 해주실 수 있는지 여쭤봤다"며 "경찰분이 지방에서 왔는데 안타깝다며 신원확인 대신 해주고 들여보내 주면 안되냐 엄청 부탁해 주셨다. 그럼에도 절대 안 된다더라"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어떤 분은 엄마랑 딸이었는데, 엄마 계정으로 표를 예매하고 신분증이랑 가족 등본까지 들고 왔는데, 딸이 청소년증이랑 여권이 없어서 안 된다고 했다"며 "또 다른 분은 입장 기프트라도 주면 안 되냐니까 그것도 안 된다고 했다. 옆에 막 학생들은 다 울고, 부모님들은 몇 시간씩 부탁하고, 심지어 비행기 타고 오신 분도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해당 팬은 "여태껏 확인은커녕 1초 만에 들여보내 줬는데 갑자기 팬콘서트에서 이러니까 당황했다"며 "다음부터는 이런 실수 안 해야겠다. 경찰분한테도 너무 죄송했다"고 말했다. 이후 JTBC '사건반장'에 제보한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저도 아까 학생증 밖에 없어서 못 들어갔던 학생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환불받을 거다" "수술하고 콘서트 갔는데 입증하래서 성형외과에 전화해서 겨우 들어갔다" 등의 증언이 잇따랐다.

이에 누리꾼들은 "경찰이 신원 확인을 했는데도 안 들여보내 준다고?" "팬을 잡을 게 아니라 업자를 잡아야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확인하지 않은 본인의 책임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팬은 "몰랐다 할 게 아니라 주의사항을 읽어봤야 했다"며 "실물 신분증 안내에 가족 명의 미성년자 관련 내용 다 쓰여있다"며 공지사항, 티켓, 공연안내문자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입장 절차 때 가족명의 미성년자 관련 내용 다 쓰여있다"며 "3번을 본인 확인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모르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업자들 때문에 티켓팅 너무 힘들어졌고, 플미(프리미엄)로 사지 않으면 좋은 자리 꿈도 못 꾼다"며 "업자들이 신분증도 대여해준다고 판치는 마당에 본인 확인했다고 욕하는 모양새는 조금 아닌 거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나 이내 스태프 단체 메시지방에서 팬들의 개인정보가 공유됐다는 증언이 나오자, 여론은 "개인정보 침해 소지가 크다"며 '스태프 갑질'에 대한 불만을 터트렸다.

이에 데이식스 소속사 JYP는 공식 SNS를 통해 "공연을 진행함에 있어 이행한 본인 확인 절차는 실관람자와 부정한 방법으로 티켓을 불법 판매하는 자를 구별해 관객분들을 보호하고자 함이었으나, 이번 사안에서는 유연한 대응과 관리 책임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위탁 업체의 잘못을 시인, 고개 숙였다.

이어 "개인의 사생활을 침범하지 않고 불공정하게 개인정보가 수집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며 "과도한 본인 확인 절차로 인해 공연에 입장하시지 못한 관객분들께 티켓 환불 보상을 약속드린다"고 후속 조치에 대해 알렸다.

팬은 치열한 티켓팅을 뚫고 비싼 돈과 시간을 내서 공연을 보러 온 고객이다. 아무리 본인이 좋아서 했더라도 그런 노력과 기대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소속사가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환불을 약속했지만, 팬들이 받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못할 것이다.

한편, 데이식스는 오는 25일부터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네 번째 공식 팬미팅 'DAY6 4TH FANMEETING (PIER 10 All My Days)'를 이어간다.

 

사진=MHN DB, JYP엔터테인먼트